2000~2009
겸손의 힘을 부여받다
2003년 10월


겸손의 힘을 부여받다

교회의 힘은 매일 구세주의 뜻을 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겸손한 수백 만의 회원들에게 있습니다.

얼마 전 대제사 정원회 모임에서 교사가 공과를 시작하며 회원들에게 우리 각자에게 영웅이 누구이며 그 이유를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회원 각자가 번갈아 답변한 내용은 별다른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물 론 어떤 사람은 세상의 구속주이신 구세주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노예를 해방시켰으며 미국을 이끌고 남북 전쟁을 치른 후 미국을 통합한 에이브러햄 링컨을 언급했고 어떤 사람은 예언자 요셉 스미스와 우리의 사랑하는 현재의 예언자인 고든 비 힝클리 대관장을 택했습니다. 저는 회원 각자가 영웅을 말할 때 그들 모두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 특성 중 몇 가지를 제가 지녔다면 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답변할 차례가 되자, 저는 제 우측에서 몇 자리 건너 앉은 한 형제를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의 영웅은 켄 스웨트필드와 그의 아내 조 앤입니다.” 저는 20년간 켄과 조 앤이 혼수 상태에 빠진 아들을 부모가 베풀 수 있는 최대의 사랑과 인내로 간호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들의 아들이 영국 리즈에서 선교 사업을 시작하기 2주 전 끔찍한 교통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전에 아들 쉐인에게 걸었던 두 사람의 희망과 꿈이 산산조각이 난 것을 저는 이따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켄과 조 앤이 쉐인을 휠체어에 태워 햇살을 받게 하거나 이웃으로 데리고 나가 아들에게 경치를 설명해 주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들은 아들이 듣고 느끼며 신선한 공기와 햇살이 그의 잠자는 영을 일깨워 줄 것이라는 바램에서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20년간의 간호로 인해 휴가나 저녁 외출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노여움이나 절망 또는 하나님의 목적에 대한 의심을 나타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오히려 늘 신앙과 낙천적인 생각과 감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좌측의 형제를 보며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의 영웅은 짐 뉴턴과 그의 아내 헬렌입니다.” 짐과 헬렌의 아들 제크는 페루로 선교사 부름을 받은 직후 교통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저는 제크가 살아서 회복되기를 바라며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부모는 가장 품위 있고 온화한 태도로 아들 제크가 장막 저 편에서 선교사로 봉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굳건한 부모의 조용한 결심을 보고 고통과 괴로움을 겪을지라도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와 대속의 구세주를 믿는 깊고 변함없는 신앙을 지닐 때 비로소 화평이 찾아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 사람 때문에 저의 신앙은 강화되었고 그들이 받은 영감으로 인해 저는 이러한 시련과 비극을 접할 때 그들의 모범을 따르겠다고 재차 다짐했습니다.

저는 또한 톰 애보트와 그의 아들 존도 저의 영웅이라고 답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종종 방문하기 힘든 편이었지만, 그는 한번도 가정 복음 교육 임무를 거른 적이 없는 충실한 가정 복음 교사였습니다. 그 밖에 제가 존경하고 영웅이라고 칭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교회에서 이른바 높은 직책에 부름을 받지 않았지만 모두 어떤 직책이라도 받기에 합당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교회 회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나님 아버지는 그들의 이름을 알고 계심을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와드 성찬식에 참석할 때면 회중을 내려다 보면서 일요일마다 만나는 얼굴들을 바라보며 종종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일부는 20년 이상 성찬식에서 정기적으로 만난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교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은 아니지만 모두 변함없이 집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개별적으로 인생의 어려운 과제에 잘 대처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제가 만나는 분들이요 존경하며 감사히 여기는 분들입니다. 그들은 직위나 명예나 명성을 탐하지 않지만, 각자 나름대로 일상 생활의 일을 해나가면서 아버지의 왕국에서 어떤 지위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꾸준하게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일을 하지만 겸손하고 의로운 마음으로 중요한 일을 수행합니다. 그들은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지만, 힘겨운 사투 끝에 역경을 극복한 후 조용히 찾아오는 화평을 누립니다. 이런 상황은 전세계의 수많은 와드에서 수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의 힘은 매일 한 번에 한 걸음씩 구세주의 뜻을 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겸손한 수백 만의 회원들에게 있습니다. 이 겸손한 회원들의 국적과 계급과 경제적 배경은 천차 만별입니다. 그중에는 교육적 배경이 대단한 분도 있고 오지에 자리한 작은 오막살이에서 사는 분도 있지만 모든 사람의 가슴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힘있는 간증과 주님께 봉사하고자 하는 소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충실한 회원들을 생각할 때면 그들 모두가 지녔다고 여겨지는 두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들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 신분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겸손으로 주님의 뜻을 유순하게 받아들입니다. 둘째, 그들은 생의 난관과 시련을 겪고 있지만 하나님의 축복과 생의 선함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겸손과 감사는 실로 행복을 약속해 주는 한 쌍의 특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언자 요셉 스미스와 브리감 영의 만남에 대해 전해지는 얘기가 있습니다. 수많은 형제들이 모인 자리에서 예언자는 브리감 영 형제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을 두고 심하게 꾸짖었습니다. 참석한 모든 사람이 심히 놀라 브리감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후일 주님의 사자로 알려진 브리감은 담대한 사람이었습니다. 브리감은 천천히 일어나 평소의 성품과 겸손이 풍기는 어투로 머리를 숙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셉, 제가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요셉은 연단에서 달려 내려와 흐느껴 울며 브리감을 끌어안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브리감 형제님, 시험을 이겨냈군요, 시험을 이겨냈어요.”(in Truman G. Madsen, “Hugh B. Brown-Your Youthful Veteran,” New Era, 1976, 16 참조)

우리는 대부분 겸손이 나약함으로 오인 받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거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회사가 겸손을 소중한 덕목이나 경영상 바람직한 특성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을 배우면서 겸손과 순종의 정신은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의 왕국에서 겸손하고 순종적일 때 큰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미덕은 하나님의 축복과 신권의 권세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우리의 신분과 신임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님께 겸손하고 순종적이며 그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 우리에게 힘과 희망이 생깁니다.

주님은 교회 회원들이 지녀야 할 요건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 앞에 겸손하고 … 상한 마음과 회개하는 심령으로 나아와[이들에게] … 침례를 베풀어 교회에 받아들여야 하느니라.”(교리와 성약 20:37)

교회 회원들 가운데는 신분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권고에 겸손히 따르는 남녀가 있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약간 주눅이 든 가정 복음 교사를 겸손한 마음으로 영접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이름난 기업의 중역이 있습니다. 때로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감독의 권고에 겸손하게 따르는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전에 감독과 스테이크장으로 봉사했던 분이 초등회 교사의 부름을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유아반의 일을 도우며 전 세계의 궁핍한 자들에게 보낼 인도주의 원조 물품 상자를 정리하는 일을 돕기도 합니다. 수많은 노부부가 편한 집을 떠나 전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하며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러한 봉사를 거듭하고 거듭해서 행합니다. 세계에 산재한 빈곤한 사람들이 그들보다 더 궁핍한 사람들에게 작은 생필품을 나누어 주기 위해 겸손한 마음으로 희생하기도 합니다. 각자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하고 나누어 줍니다.

베냐민 왕은 우리가 “어린 아이 같이 되어 유순하고 온유 겸손하며 인내하며 사랑이 충만하여, 주께서 인간에게 합당하다고 여기어 내리는 모든 것에 … 기꺼이 순종해야”(모사이야서 3:19)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의 뜻대로가 아닌 아버지의 뜻대로 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겸손의 힘 즉 인생의 역경을 이겨 낼 수 있는 힘, 화평의 힘, 희망의 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간증으로 고동치는 마음의 힘, 그리고 구속의 힘을 받게 됩니다. 이 때문에 구세주는 겸손과 순종의 힘을 상징하는 최상의 모범이십니다. 마침내 그분은 그분의 뜻대로가 아닌 아버지의 뜻대로 행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일을 이루어내셨습니다. 경전에 포함된 말씀 중 가장 거룩한 말씀은 아마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는 간단한 말씀일 것입니다.(누가복음 22:42)

우리에게는 불타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 즉 영웅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것을 적절한 말로 표현한다면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겸손한 마음으로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해야겠습니다. 힝클리 대관장님이 우리 각자에게 요구하신 바와 같이 그들은 한 번에 한 가지씩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겸손하고 순종하는 마음과 더불어 그에 관련된 모든 축복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기를 겸손한 마음으로 간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