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청소를 통해 배운 부모의 역할
2021년 1월호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청소를 통해 배운 부모의 역할

글쓴이는 미국 유타주에 산다.

아이들이 하는 집안일을 통해 기도에 대한 응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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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바닥을 쓸고있는 아이들

삽화: 데이비드 그린

어느 날 아침, 압도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잠에서 깼다. 부모로서 내가 진 의무가 버겁고 내 약점이 더 도드라지는 것 같았다. 내가 상상한 부모상과 실제의 나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나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 아버지께 얼마나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지, 그분이 우리 가정에 축복으로 주신 자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드렸다. 그리고 내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말씀드렸는데, 사실 내가 그리 잘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기도를 하면서, 차라리 하나님께서 직접 키워 주신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부엌 바닥 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건 아이들이 가족을 돕기 위해 맡은 많은 일 중 하나였다. 종종 아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속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아이들은 아직 배우는 중이라 많은 부분을 놓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다른 집안일도 맡긴다. 왜냐하면 나는 아이들을 위한 더 큰 비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이 그 모든 엉성한 행동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게 되리란 걸 안다. 결국에는 아이들도 나만큼 빠르고 효율적으로 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책임감 있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게 하겠다는 비전은 내가 모든 일을 직접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보상을 가져다줄 것이다. 나는 눈앞의 만족을 위해 아이들을 키우는 게 아니다. 나는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우려 노력한다.

그러다 혹 우리의 하늘 부모님도 그렇게 하고 계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완벽한 부모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아신다. 우리가 하는 어떤 행동들은 하나님의 속을 답답하게 할 테지만, 그분은 우리가 배우고 성장하는 중임을 아시기에 그것을 허용하신다. 하나님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언젠가는 당신과 같은 부모가 되어, 완전하게 사랑하고,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온전한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그리신다. 우리가 더듬거릴 때, 그분은 우리가 인내와 사랑과 같은 자질을 계발하는 중임을 아신다. 그래서 그분은 지혜롭게 우리가 실행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게 하신다.

내가 당장 완벽한 부모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셉 스미스가 쓴 것처럼, 나는 종종 “어리석은 잘못에” 빠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조셉 스미스—역사 1:28)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이해하신다는 것을 알면 위안이 된다. 내가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그분이 아신다는 의미니까. 아이들이 “이걸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어요?”라고 물으며 더 개선하고 싶어 할 때면 기쁨이 밀려온다. 나도 하나님 아버지께 적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모든 생각이 마음속을 스치고 지나갈 때, 나를 낙담하게 하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하지만 자녀를 키우며 하는 실수가 아이들에게 해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의문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내 발전을 얻게 된다 해도 아이들의 발목을 잡고 싶지는 않아.’

다시, 아이들의 청소하는 모습이 마음에 떠올랐다. 딸이 열심히 바닥에 걸레질을 하고 나서 놀기 위해서나 다른 일을 끝내려고 서둘러 가버리고 나면, 나는 보통 덜 닦여서 끈적거리는 부분을 마저 닦는다. 이어서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한 자비와 권능을 생각했다. 그분의 속죄는 끈적거리는 모든 상황을 다 다룬다. 그리스도의 은혜는 나의 결점으로 아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덜어 준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은혜는 부모로서의 나의 결점을 메워 준다. 구주의 속죄는 우리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다.

그날 받은 개인적인 계시는 내게 큰 위안이 되었다. 주님과 함께하는 가운데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영의 가르침을 느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내 부족함을 채워 일이 완벽하게 마무리되도록 조금씩 내 자녀들의 삶에서 계속 일해 주시리라는 것을 안다. 그분의 도움으로 우리 아이들은 언젠가 전에 하나님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던 시절처럼, 그 자체로 밝게 빛날 것이다. 그분의 계획은 그 과정에서 나까지도 변화시킨다. 나를 거룩하게 하고 내 성품을 다듬어 더욱더 그분과 같이 되게 한다. 하나님의 지혜는 참으로 위대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