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강으로 뛰어들어!”
2018년 4월호


“강으로 뛰어들어!”

엘빈 제롬 라세다

필리핀 팜팡가

이미지
그물침대에 앉아 있는 엄마와 아기

삽화: 개리 알폰소

어느 날, 할머니는 내게 당신이 만드신 음식을 고모 댁에 가져다 주라는 심부름을 부탁하셨다. 때는 무더운 토요일 오후였고, 나는 심부름을 가는 대신 하고 싶은 일들이 무척 많았다. 내 대신 사촌들 중 한 명에게 부탁하시라고 말씀드려 봤지만, 할머니는 꼭 내가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한 시간이 흐른 후, 이제 슬슬 할머니가 부탁하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음식을 챙겨 들고 고모 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고모 댁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그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용건을 마치고 얼른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고모는 5개월 된 아기와 함께 두 그루의 어린 망고나무 사이에 걸어 놓은 그물침대에 누워 계셨다. 고모네는 집 뒤로 강이 흐르는 곳이었고, 망고나무는 그 강 옆에 서 있었다. 나는 음식을 가지고 고모가 계신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그물침대 줄이 끊어졌고, 고모와 아기는 강물 속으로 굴러떨어졌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나는 수영을 할 줄 몰랐고 주위에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바로 그때, 영의 음성이 들렸다. “뛰어들어!”

나는 망설임 없이 강으로 뛰어들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몇 초 만에 아기를 찾아냈다. 그리고 고모도 금세 물 밖으로 나오실 수 있었다. 아기를 안고 물 밖으로 걸어 나오면서도 나는 방금 일어난 일이 믿기지가 않았다. 수영을 할 줄 몰랐지만 나는 강으로 뛰어들었고, 영의 음성에 순종한 덕분에 아기와 나는 모두 무사했다.

나는 하나님께서 성신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인도와 영감을 인식하고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할머니 말씀대로 고모 댁에 음식 심부름을 갔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들을 돕는 도구로 쓰이려면 영의 속삭임을 민감하게 감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